무중력지대

[G밸리]

[숨은공간찾기] "타이로띠" - 구로시장에서 발견한 특별한 태국음식점

 

숨은 공간 찾기 NO.8 '타이로띠' 

 

청년들의 대부분 하루는 일터에서 흘러갑니다. 일터 곳곳에서 소소한 즐거움을 마주하고,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펼칠 수 있다면 어떨까요? 그래서 무중력지대 G밸리는 청년들의 지친 일상에 쉼표와 활력을 더해 줄, 금천구로 곳곳 숨은 공간들을 찾아나섰습니다. 

 

여덟번째로 발견한 공간은 '타이로띠'입니다. 

 

 

 

타이로띠는 어떤 공간인가요?

 

태국의 길거리 야시장을 컨셉으로 한 태국 음식점이에요. 태국의 길거리에서 먹었던 그 맛을 다시 느끼고 싶거나, 태국에 대한 약간의 향수를 품고 계신 분들이 많거든요. 그런 분들이 마치 태국에 온 것 같이 편안하게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가게에요.  

 

로띠’가 태국 음식이라고 들었는데, 되게 생소한 것 같아요. 어떤 음식인가요?

 

태국에서는 로띠를 아침에 토스트처럼 먹어요. 저녁에 간단히 먹기도 하구요. 태국의 마을 입구에는 항상 로띠를 파는 상인들을 만날 수 있을 정도로 흔히 접할 수 있는 음식이죠. 로띠는 손수 반죽을 만들어 아주 아주 얇게 펴내는 게 기본인데, 이게 쉬워 보이지만 그렇지만은 않아요. 마치 순댓국을 누구나 끓일 수는 있지만, 맛있는 집은 손꼽히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면 되요.

 

 

 

서울에서 ‘로띠’를 파는 곳은 이곳이 유일한 것 같아요. 어떻게 타이로띠를 시작하게 되었나요?

 

제가 알기론 우리나라 전체를 통틀어보아도, 저를 포함해서 로띠를 만드는 사람은 두 명밖에 없는 걸로 알고 있어요. 예전에 태국에 여행을 가서 로띠를 먹었는데 맛있더라고요. 마침 예전부터 요식업을 꼭 해보고 싶었는데, 한국에서는 전혀 접해보지 못했던 태국 음식이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직접 태국에서 만드는 법을 배우고 나서 홍대에서 처음 로띠만 파는 가게를 열었는데, 경험 부족으로 완전히 크게 실패를 했어요. 실패 이후 다시 가게를 열어보자는 고민 끝에 여기 구로시장 청년상인골목 ‘영프라쟈’에서 다시 시작을 하게 되었죠.  

 

큰 실패 이후에 다시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 같아요.

 

제가 만든 ‘타이로띠’라는 브랜드 자체를 조금 포기하기 어려웠어요. 그것만이 가진 유니크함도 있고, 무엇보다 처음 시작한 일이었기에 저한테는 마치 자식과 같은 애틋함이 있었거든요. 그리고 가게에 오셨던 분들이 꾸준히 잊지 않고 응원을 해주셔서 아마 다시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되게 맛있었다고, 다시 하면 이번에는 정말 잘 될 것 같다고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았어요. 

 

 

구로시장에 새롭게 문을 열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처음에는 어디에서 다시 가게 문을 열지 고민을 했는데, 일단은 청년상인들을 지원해주는 사업으로 청년상인골목이 이미 조성되어 있다는 점이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골목과 각종 공간들이 만들어져 있으니, 이곳에 제가 재미와 특색을 더한다면 사람들이 꾸준히 올 것 같았어요. 공간은 작지만 기존의 로띠 외에도 다른 태국 음식들도 계속 선보이면서 매달 매출도 오르고 손님들도 꾸준히 늘고 있으니, 저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아요.

 

타이로띠’만의 특색이나 매력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싼 맛 혹은 싸구려 느낌이죠. 보통 태국에서도 고급 호텔이나 비싼 레스토랑을 가면 정말 좋은 재료로 고급스런 음식을 내놓아요.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태국의 길거리에서 천 원짜리 팟타이를 먹어요. 길거리 음식의 맛은 레스토랑의 것과 전혀 다르죠. 그런데 막상 한국에 돌아와서 여행지에서 먹었던 태국 음식을 먹으려고 하면, 그 가격 그 맛을 찾기 어려워요. 한국에 많은 태국 음식점들이 생기며 대중화되었는데, 보통 고급화 전략을 선택하거든요. ‘타이로띠’는 한국의 다른 태국 음식점들과 달리, 태국 길거리에서 먹던 음식의 맛과 향, 분위기를 최대한 살리는 것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어요. 태국 여행을 다녀왔거나, 길거리에서 먹던 그 맛이 그리운 사람들이 주요 고객층인거죠.

 

 

음식과 공간도 매력적이지만, ‘타이로띠’의 주인장이 좋아서 찾아오시는 분들도 많을 것 같아요. 늘 손님들과 편하게 대화하고, 즐기는 것 같아요.

 

솔직히 얘기하면 요리하는 것보다는 사람들과 대화하는 걸 좋아해요. 같이 이야기하고 즐거운 시간을 갖는 걸 좋아해요. 사람들이 제 음식을 맛있게 먹고 좋아해주시는 것도 좋지만요. 그래서 저는 손님들과 대화하는 것이 일이라고만은 생각하지 않아요. 오히려 요리하고, 청소하고, 장을 보고, 가게를 마감하는 작업들은 제가 좋든 싫든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죠.

 

사람들에게 ‘타이로띠’가 어떤 공간으로 기억되면 좋을까요?

 

꽁꽁 숨겨놓고 나만 알고 싶은 맛집이요. 물론 손님들이 자기 친구를 데리고 와서 ‘너만 알려 주는거야’라고 하면 속이 부글부글 할 때도 있죠. 하지만 그게 가게에 대한 손님들의 평가인 거잖아요. 이 가게를 찾는 분들은 주로 영화 ‘심야식당’의 느낌을 가지고 오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 느낌이 사라지면 이 곳은 그냥 일반 음식점, 개성 없는 가게가 될 것 같아서 싫어요. 그런 가게들은 많은데 굳이 내가 하는 가게까지 그럴 필요가 있나 싶죠. 이곳은 사람 냄새 나는 가게라면 충분할 것 같아요.  

 

 

 

* 본 인터뷰는 2017년 7월에 진행되었습니다. 10월 이후 '타이로띠'가 이태원으로 확장이전하였어요. 새로운 곳에서 '타이로띠'를 만나보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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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로띠' 찾아가기 

 

서울시 구로구 구로4동 736-104 영프라쟈 

02.839.2943

instagram/thai_rot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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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의 재발견, 일상의 재발견 <숨은공간찾기> 

 

청년들의 지친 일상에 쉼표와 활력을 더해 줄 숨은 공간들을 찾아 금천 구로 곳곳을 누비며, 일터와 일상의 재발견을 안내합니다.

 

서울특별시 청년공간 무중력지대 G밸리의 2017 G밸리 지역 청년 활동 기반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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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글과 사진의 저작권은 서울특별시 청년공간 무중력지대 G밸리에 있습니다.

 

인터뷰어 권진영, 이아름 (무중력지대 G밸리)

인터뷰이 한상우 (타이로띠) 

녹취해제 지윤진

편집 권진영 (무중력지대 G밸리) 

사진 박규형 (무중력지대 G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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