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중력지대

[G밸리]

<무중력라이프 11월 편 - 일터와 사무실> 강연 후기!

 
 
무중력라이프 11월 편 에서는 '일터와 사무실'이란 주제로, 집 보다도 더 오래 머무는 '사무 공간'이 물리적 공간으로써 뿐만 아니라, 얼마나 우리의 노동의 가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함께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날짜: 2017. 11. 15 (수)
장소: 무중력 지대 G밸리 창의지대
강연자: 「큐브, 칸막이 사무실의 은밀한 역사」역자 김승진
 
 
 
일명 '비지니스 스트릿'은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죠, 하지만 20세기 초반까지만 해도 말도 안되게 신기한 일이었어요. 어떻게 수많은 고층건물이 생겨나게 되었는지 궁금하시죠? 그 속엔 굉장히 많은 이야기들이 숨어있는데요. 
사실은 '노동'이라는 것의 가치, 특히 사무직 노동의 가치를 어떻게 사회적으로 부여했는지에 따라 그 의미가 사무 공간에 고스란히 반영이 된다고 해요. 그럼 어떻게 사무실과 사무직 노동이 변화해 왔는지, 직접 강연자님이 말씀해주신 내용을 따라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해요!  
 
 
 
 
[ 사무직의 탄생 ]
한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모이게 된 이유는, 거대한 산업의 변화가 배경에 있었어요. 대량 생산이 시작 되면서 먼저 공장이 생기고, 관리할 수 있는 관리직 '사무직의 수요'가 자연스레 많이 늘어나게 됐는데요. 
예를 들어, 통조림을 생산한다고 하면 깡통도 있어야 하고, 깡통 따개도 있어야 하고, 이러한 작은 사소한 것들이 이어지며 거대한 산업을 이루게 되죠. 이렇게 20세기 전후로, '화이트칼라'인 사무직이 탄생하게 됩니다. 
 
처음에 사무직이 생겼을 땐, 이미지가 굉장히 안 좋았다고 해요. '블루칼라'와 대비되게 노동자 같지도 않고, 근육도 없고, 생산자도 아니고, 멋만 부리는 일종의 허세남들?! 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고 1940년 정도가 되면, 허브의 주요 대도시가 만들어지며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뉴욕 맨하튼에서 일한다는 건 현재도 많이들 부러워하는 꿈꾸는 직업인 것처럼요.
 
 
[ 사무직의 특징 ]
이렇듯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사무직은, 사무직만의 신기한 특징이 있는데요. 바로 어떤 직업도 사무직 만큼 엄청난 계층 상승의 열망을 품을 순 없다는 거에요. 공장 노동, 가사 노동 등 노동의 종류는 많지만, 계층 상승을 굉장히 높게 까지! 최상류층까지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가진 노동은 사무직이 처음이라는 거죠. 
하지만 모두 다 알고 있듯이, 이러한 열망과 환상으로 가득찬 화이트칼라 세계의 현실은 '큐비클(칸막이 사무실)'에 갇힙니다. '루소'는 이런 말을 했어요, "인간은 자유롭게 태어났지만, 어디에서나 갇혀있구나." 이것이 많은 사람들의 현실인 겁니다. 
 
 
[ 사무직 노동의 양면성: 고통 vs 열망 ]
사무공간이 노동의 의미를 반영한다고 했는데, 사무직뿐만 아니라 모든 노동은 항상 어느정도의 고통을 수반합니다. 그래서 보통은 노동의 대가는 고통 감수의 대가라고들 하죠. '고통'이라하면, 육체적 고통, 업무 컨트롤 제로, 소외, 착취 등이 있죠. 반면 아까도 말했듯이 계층상승, 자아 실현, 창조, 사회변혁 등의 '열망'도 결부가 됩니다. 
요즘 4차 산업혁명이 이슈죠. '사회변혁'은 새로운 세대를 이끌어 갈 새로운 산업의 사무직의 급부상을 의미해요. 업무 직종 변경을 말하는 건 아니죠. 이로 인해 새로운 리더가 올만한 고층 건물이 생기고, 그들이 가기 좋은 고급 레스토랑이 생기고, 고급 헬스장이 생기며, 이런 식으로 도시 경관이 바뀝니다. 이렇게 긍정과 부정의 이미지가 시소처럼 왔다갔다하면서 사무공간은 계속 변하게 돼요. 
 
 
 
[ 사무공간의 변화 ]
건물의 '외관' 측면과 '내면'인 인테리어 측면에서 설명 드릴게요.
 
외관인 '건축' 측면에선, 주로 특정 업종이 '사회의 변화를 이끈다'는 상징을 많이 반영 해요. 굉장히 잘 나가는 기업이 유명한 건축가를 기용해 멋진 건물을 만드는거죠. 그러면서 유명한 건물이 되고, 관광지도 되곤 합니다.
하지만 투자를 많이 한 건물로써, 왠만한 다른 기업들은 따라하기가 힘들어요. 덕분에 이상한 복제품들만 늘어나 오히려 그 안의 노동자들이 불편함을 겪게 되는 일도 흔하답니다. 이렇듯 건물 외관은 사회 변혁에 대한 야망을 드러내요.
 
내면인 '인테리어'는 노동자 개인의 공간으로써, 일반적으로 우리는 일을 잘 하고 싶어 하잖아요, 이런 열망의 의사결정이 초반엔 잘 반영이 돼요.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 비용절감으로 열망부분이 다 깎이면서, '큐비클' 공간으로 바뀌게 됩니다.
 
 
  • 시대별 대표적 건물의 특징과 흐름 : 건축
     *
    20세기 초반 - 후생 복지 기업의 이상을 실현. 기업이 후생을 어느정도 책임져 주는 것이 굉장히 진보적인 기업의 역할이라 생각하여, 건물 안에 후생 복지 시설을 다 만들어 줍니다. ex) 병원, 치과, 은행, 세탁소, 집단거주지 등 

     *
    20세기 중반 모더니티의 이상을 담기 시작. 특징은 깔끔, 구획이 딱 되어있고, 모든것을 계획할 수 있고, 직선적. 정말 우리에게 딱 필요한 것들만 현대적으로 만든 공간이 시대를 대표하기 시작하며 '유리 건물'이 등장합니다. 유엔건물이 시초. 

     *
    20세기 후반 포스트 모더니티 등장. 경직성과 인간 소외를 극복한 훨씬 더 발랄하고 참신한 요소에 가치 부여. 로비, 라운지 등에 미를 추구.
 
현재에도 '유리 건물'들이 많이 보이죠? 하지만, 모더니티 이상을 구현했다기 보다, 채광이나 실내 에어콘 등 비용이 드는 건 다 뺀, 변질되고 굉장히 값싼 유리 건물이 다수입니다. 항상 시대를 대표하는 어떤 기업이 있으면 꼭 갖쳐져야 할 것은 무시된, 겉면만 본 딴 모방 건물들이 마구 들어섭니다. 당연히 임대료가 싸니까 작은 기업들이 들어설테고, 결국 계속 부정적 이미지만 생겨나게 됨으로써, 큐비클이 존재하게 되는 게 아닐까요?.. 이렇듯 지금의 안 좋은 건물들이 모방한 것은, 사실 이렇게 거창한 이상을 구현한 건물들이었어요. 
 
 
  • 시대별 사무 공간의 특징과 흐름 : 인테리어
    *
    20세기 초반효율성 운동이 생기면서 갑자기 대량생산을 하게 됐는데, 이 때 '테일러 주의'라는 시스템이 등장합니다. 효율적 경영, 과학적 경영이라 해서, 단계별로 업무를 잘 쪼갠 뒤 자기 단계의 일만 잘 하면 되는 시스템으로, 분업과 특화로 볼 수 있는데, 초반엔 효율성도 오르고 임금도 오른다는 긍정적인 면에서 시작했으나, 지금은 착취를 대변하는 모습이 됐습니다. 

    *
    20세기 중~후반 - 1) '뷰로란트 샤프트' 등장. 서류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잘 관찰해서 그 흐름을 절대 방해하지 않는 사무실을 디자인 하자라는 운동이 생겼는데요. 칸막이 없이, 정말 유기적으로 모든 플로우를 관찰해서 만든 플랜으로 찬사는 많이 받았지만 실패. 2) 액션오피스 1 키트 발명. 일적 플로우 뿐만 아니라, 사람이 실제로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함께 구현한 사람의 플로우에 초점을 둡니다. 지식 노동자라는 이상으로, 창조를 하는 사람들의 개념의 사무 공간을 구현하려 했지만, 너무 비싸다는 이유로 실패. 이후로 시리즈를 계속 내놓지만, 그 시리즈의 끝은 결국 다시 '큐비클'이 되었어요. '이상'이 어떻게 '현실'로 바껴가는지 잘 알 수 있는 예시가 됩니다.

     
  • 실험적인 사무실
    * 세렌디피티적인 만남
    :
    유럽에선 좀 다른 방식으로, 넓은 층에 화장실 1개 설치, 구내식당 흐름을 일부러 꼬이게 만드는 등 서로 다른 부서에 사람들이 만날 수 있도록 사무실을 설정. 서로 우연히 만나 대화를 하며, 새로운 창조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게 목적이였지만, 예상하듯이 이런 애매한 조건은 항상 실패를 거듭합니다.

    * 작은 마을 컨셉
    :
    회사 내부를 작은 마을 처럼 설계한 보험회사. 드물게 성공한 케이스였지만, 모방은 다 실패. 

    * 가상의 사무실
    :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어디에서든지 업무가 가능한 형태. 현재 '구글'이 캠퍼스 형태로 여러가지 시행 중.

    * 유연근무제
    : '야후' 등 시도. 

    * 고정된 공간이없는 사무실
    : 회사는 출근하되 매일 다른 원하는 자리에서 업무를 하며, 개인 공간이 없고, 회의실, 휴게실 등의 형태로 구성. 개인 소지품을 둘 공간이 없고, 어느 자리에 누가 있는지 몰라 업무 전달이 불편하다는 등의 여러 이유로 3~4년의 실험 끝에 실패. 
 
여기서 공통점은, 소위 잘 나가는 회사들이 시도했다는 점입니다. 이 실험을 위해서는, 모든 걸 투자할 수 있는 여건과 의지가 있어야 가능한거죠. 결론은, '내 노동의 가치를 얼마나 인정 받는냐', '얼마나 회사가 투자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냐'가 사무 공간의 컨디션을 좌우합니다. 

 

 

 

[ 디지털 노마드가 답이다? ]
요즘 디지털 노마드 관심 많으시죠? 확실히 답답한 사무실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에 긍정적인 반응이 많은 것 같아요. 하지만, 현실은 카페 이용이 대부분일 겁니다. 그리고 이것이 반복되면 상당히 불편한 상황이 온다는 겁니다.
내 공간이 박탈당한다는 것은 나의 노동가치를 인정 하지 않다는 말과 같아요. 물론 돈 많이 받고 좋은 카페 이용 하면 좋겠지만, 현실은 부가급부는 전혀 없이 계약 금액에만 의존해야 하죠. 사무실에 출근하려면 내 돈 내고 출근을 해야하는 겁니다. 
그래서 미국의 프리랜서 노조는 협동조합을 만들어 공간, 보험 등을 제공하고 있어요. 노마드도 좋고 자유로운 유연 근무제도 좋지만, 기본적으로 공간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는 반드시 취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걸 잊지마세요!
 
 
[ 공간의 중요성 ]
마지막으로, 고용 계약이라고 하는 것이 업무를 하기 위한 계약인데, 그 것에 수반되는 부대 조건들을 누가 부담 하는냐에 대한 계약이기도 해요. 어디 까지 제공을 적극적으로 해주는냐에 따라 그 '업에 가치를 결정'합니다.
우리의 노동이 소중하다고 말하려면, 노동의 가치 플러스 그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여러가지를 함께 요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노동자의 자부심'을 결정 짓는 큰 요소라 생각해요. 

 

 

 

강연은 여기서 마무리 되었는데요, 이번 후기는 좀 더 자세하게 전달드렸습니다.

사무실과 사무직이 현재에 이르기까지 어떠한 역사의 흐름이 있었는지 모두 알려드리고 싶어 욕심을 내봤습니다:)

강연자님의 말씀대로 내 노동의 가치를 투영하고 있는 사무 공간의 의미를 한 번 더 생각해보며, 컨트롤할 수 있길 바랄게요! 감사합니다.

 

무중력라이프 11월편 일터와사무실 강연후기